'위기의 에이스' 김광현, 알고 마신 독주에 울다

이종길 2011. 5. 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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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김광현(SK)이 2군 경기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독주는 알면서도 마셨다. 그래서 더 뼈아팠다.

김광현은 19일 송도 LNG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군 경기에 선발 등판, 0.2이닝동안 안타 4개를 맞으며 5실점했다. 당초 소화하려 했던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총 투구 수는 33개. 스트라이크와 볼은 각각 19개와 14개였다.

올 시즌 컨디션에는 먹구름이 꼈다. 20일 현재 6경기에서 2승 2패 평균 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성적은 이전 명성과 거리가 멀다. 김광현은 지난해 17승(7패)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평균 자책점은 2.37에 불과했다. 2007년 데뷔 뒤로 4점대를 남긴 해는 전무했다.

사실 그는 최근 슬럼프를 벗어나는 듯했다. 지난 3일 한화전에서 5.1이닝을 1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챙겼다.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기회를 놓친 건 불운 탓이 컸다. 왼 어깨 통증을 호소한 끝에 지난 11일 1군 명단에서 제외됐다. 1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받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황상 이날 김광현의 피칭은 정상일 수 없었다. 그는 전날 일본에서 MRI 검진을 받고 서둘러 오후 늦게 귀국했다.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공을 던진 셈. 게다가 그는 환자였다. 일본까지 찾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성근 SK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컨디션 확인 차원에서 등판시켰다"고 했다. 최근 김광현을 향한 지적은 채찍질 이상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자기가 잘하고 있는 줄 안다"며 "칭찬 이면의 참뜻을 모른다. 왕자 병, 영웅심에 젖어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달리기를 힘들어한다. 담배를 많이 폈다는 증거"라고까지 했다. 류현진, 정우람 등과의 비교는 덤.

이에 한 야구관계자는 "이미 기를 꺾을 만큼 꺾어놓았다"며 "갑작스런 2군 경기 등판 지시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광현은 김 감독 야구인생에 최고의 명예를 안긴 일등공신"이라며 "그런 선수에게 '2007년과 비교해 기량이 전혀 늘지 않았다'는 말은 너무 심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김광현의 평균 자책점은 2점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등판은 당초 SK 구단이 밝힌 2군 행의 이유와도 대조된다. 당시 구단 측은 "김광현이 심리적으로 생각이 많고 적응을 잘 못한다"며 "선수단과 개인을 위해 쉬고 올라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돼 1군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괴로움은 늘어났고 충분한 휴식은 제공되지 않았다. 왼손 에이스는 어느덧 자신감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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