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현준 역투 뒤에 조인성 있다

정철우 2011. 5. 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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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포수 조인성이 3일 잠실 두산전서 이닝을 마친 뒤 박현준(왼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LG트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LG 투수 박현준은 2011시즌 가장 놀라운 발전을 가져 온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9이닝 10K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3일 잠실 두산전은 이제 박현준을 '에이스'라 불러야 함을 증명한 경기였다.

박현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점이 장점보다 도드라졌던 선수다. 가장 큰 약점은 감정 컨트롤. 좋은 공을 가지고는 있지만 스스로 한번에 무너지는 경향이 강했다. 박현준을 겪어본 선수들은 하나같이 그의 성격을 '다혈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SK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유다. 우승이 절실한 SK선 그의 기복투를 오래 기다려 줄 여유가 없었다. SK는 개인의 힘 보다는 톱니바퀴처럼 정교한 팀워크와 전술로 이겨나가는 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이 단점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9번 선발 등판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한 것은 1차례에 불과했다. 4회까지 잘 던지다가 5회에 무너지거나 삼진만큼 사사구도 많은 경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꾸준히 이닝을 소화해주고 있고, 한번에 무너지는 일도 줄었다. 안정감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의미다.

그 뒤엔 포수 조인성이 있다. 조인성은 자신을 내세우기 보다는 박현준을 배려하는 볼배합으로 그의 성장을 도왔다.

조인성은 박현준이 자신의 사인에 고개를 저으면 곧바로 다른 공을 택한다. 결국 박현준이 원하는 공을 던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쉬운 일은 아니다. 박현준은 아직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해본 적 없는 풋내기 투수. 반면 조인성은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수없이 겪어본 베테랑이다.

하지만 조인성은 박현준에게 자신의 뜻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오히려 박현준의 가능성을 끌어내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이닝이 끝나면 자신이 왜 그 공을 요구했는지, 그 공이 그 순간에 왜 필요했는지를 설명해줬다. 물론 결과가 나빠도 그를 탓하지는 않았다.

조인성은 "현준이는 모든 것이 급한 투수였다. 특히 위기가 오면 무조건 승부를 들어가고 싶어했다. 일단 무조건 그의 뜻을 들어줬다. 그래서 결과가 나쁘면 화를 내는 대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해줬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그런 면에선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답답하지 않을 리 없었다. 나쁜 결과에 대한 비난은 언제나 그의 몫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장 1승보다 '박현준'이라는 될성부른 떡잎을 키워내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모든 것은 가슴에 묻어두었다.

박현준의 장기는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이다. 처음엔 포크볼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에만 신경썼다.

조인성은 그런 박현준의 생각을 바꾸는데도 공을 많이 들였다.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다면 훨씬 경기 풀어가기가 수월해진다는 걸 알려주려 애썼다. 스프링캠프서의 꾸준한 대화는 박현준의 생각도 바꿔놓았다.

슬라이더나 커브 같은 변화구도 마찬가지다. 장점인 직구와 포크만을 고집하던 박현준에게 돌아가는 법을 이해시키는데도 힘썼다. 그 결과 박현준은 승부처에서 택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 주무기는 아니더라도 그런 공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타자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인성은 "현준이에게 늘 "네가 정 싫으면 언제든 싸인을 바꿔주겠다. 대신 내가 왜 그 공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자"고 말하고 있다. 이닝이 끝났을때와 경기 후, 어떻게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한다. 점차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현준이는 분명 최고의 자질을 가진 투수다. 특히 체력적으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된다. 내가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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