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믿는 도끼에 발등을 콱 찍혔다.

KIA와 삼성이 지난 주말 개막 2연전에서 롤러코스터를 번갈아 타며 나란히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승패를 떠나 불펜이 큰 문제다.

양 팀이 올해 강팀으로 미리 평가 받은 절대 이유가 마운드였다. 나란히 6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준비하고 나설 만큼 마운드는 자신했다. 그 중에서도 믿었던 불펜이 삐걱거리고 있다.

KIA는 마무리 경쟁 중인 3인방 손영민과 곽정철, 유동훈을 중심으로 좌완릴리프 박경태와 우완 박성호, 사이드암 신용운이 고루 가세했다. 특히 마무리 후보 3인방의 구위에 대해서는 전지훈련 내내 "역대 최고"라는 조범현 감독의 평가가 나올 만큼 믿음이 컸다.

그런데 개막 2연전에서 모두 무너졌다. 개막전에서 곽정철이 선발 윤석민의 호투를 지키지 못하고 만루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하더니, 3일에는 손영민이 8-1로 앞선 6회 등판해 2점을 주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발요원 양현종까지 '히든카드'로 나섰지만 밀어내기 볼넷 3개. 이범호의 결승홈런이 없었다면 8-6에서 등판해 동점을 허용한 곽정철은 또 블론세이브를 추가할 뻔했다. KIA 불펜의 지난 2경기 방어율은 무려 11.12다.

삼성은 앞으로가 문제다. 마무리 오승환의 복귀로 불펜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초반 상황은 다르다.

권혁이 2군에 있고, 안지만은 장원삼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선발이다. 불펜에는 정현욱과 권오준, 오승환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불펜 때문에 선발들이 더 잘 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6인 선발 로테이션도 선발 6명이 고루 길게 던져 불펜을 아껴야 효과가 있는데, 2일 차우찬은 5이닝, 3일 카도쿠라는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 감독은 "결국 투수 운영이 가장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적어도 이달 중순 이후 권혁이 복귀할 때까지는 이 상태로 운영해야 하기에 머리가 더욱 복잡하다.

<김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