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도 못올려 준다고?" 류현진 자존심 금갔다
류현진(사진) 박정진 신경현 최진행 정원석 이대수. 지난 시즌 한화의 주전 선수들이다. 하지만 2011년 연봉 계약 소식을 전해 온 선수는 아무도 없다. 협상 테이블에 몰아친 한파 때문이다.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당연히 돈 보따리를 풀어놓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지난해에도 8개 구단 평균 연봉 최하위(5200만원)였다. '대박'을 기대한 선수는 애초에 별로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화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에이스 류현진과의 협상부터가 험난하다. 늘 구단의 제시액을 흔쾌히 받아들였던 그가 두 차례 만남에서 말없이 돌아섰다.
인상액이 1억원에도 못 미쳐서다. 연봉이 2억7000만원인 류현진은 시즌 개막 직후 23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해냈고, 192.2이닝을 던지면서도 12년 만에 1점대 방어율(1.82)을 기록했다. 한화 승수(49승)의 3분의 1이 류현진의 몫이었다. 2009시즌 13승을 올리고도 팀 성적 때문에 단 3000만원만 올려 받았던 류현진으로서는 수긍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른 선수들의 박탈감은 더 심하다. 3000만∼3700만원 사이의 저액 연봉자가 많아서다.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박정진 최진행 정원석 등도 포함된다. 구단은 "한 해 성적만으로는 많이 올려 줄 수 없다. 세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했다"는 입장. 그러나 원래 연봉이 적으니 실질적인 인상액은 크지 않다. 또 투·타 고과 3∼4위부터는 더 힘들어 진다. 대부분 100∼200만원 정도의 인상안을 받아 들었다.
선수들은 "연봉 100∼200만원 인상은 사실상 삭감이나 마찬가지다. 협상이 아닌 통보라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다"며 볼멘소리다. 8일 하와이 전지훈련 출발을 앞둔 한대화 감독의 속도 타 들어가기는 마찬가지. 점점 고조되는 갈등 속에 한화 선수단의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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