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가 말하는 희망과 새로운 인생

2010. 12. 19. 06: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휴가(미야자키), 이선호 기자]지난 18일 KIA 마무리 캠프지 미야자키 휴가의 오쿠라가마하 구장. 투수 김진우를 둘러싸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는 전날 불펜피칭을 했는데 너무 볼이 좋아 오버 페이스를 하는 바람에 등에 담이 걸렸다. 실내연습장인 선돔(SUN DOME)에서 웨이트레이닝만 하는 일정이 주어졌다.

그런데 김진우가 사라졌다. 오현표 운영팀장이 이곳저곳을 찾아봤지만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숙소로 돌아간 것도 아니었다. 행방을 아는 사람들도 없었다. 오 팀장의 낯빛이 어두어졌다. 서둘러 구장 너머 오쿠라가하마 해수욕장까지 달려간 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진우가 드넓은 해변 끝에서 산책 하고 있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취재진쪽으로 다가온 김진우는 멋적게 웃었다. 한 눈에 봐도 얼굴과 몸집이 홀쭉해진 모습이었다. 김진우는 "지난 9월부터 KIA에 와서 훈련한 이후 17kg를 감량했다. 아직도 100kg는 넘지만 마음껏 음식을 먹으면서도 살을 이 정도까지 뺐다. 내 먹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며 밝게 웃었다.

지금의 몸상태에 대해서는 "지난 2006년 팀을 나올때와 비교하면 월등히 좋다. 그때는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 볼을 제대로 던지기도 어려웠다. 제구력이 특히 나빴다. 지금은 직구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 좌우로 휘는 직구가 열개 가운데 한 개 정도이다. 마음 먹은 곳에 던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3년의 공백으로 인한 실전감각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수긍했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체인지업은 서클과 스플릿 두 가지를 던지는데 스플릿의 스피드가 빨라 줄이고 있다. 볼을 받는 포수들이 140km대 중반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당장 마운드에 올라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다만 실전에서 잘할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른다. 그래서 라이브 피칭을 던지고 싶다고 말해 몇차례 던졌다"고 말했다.

김진우는 신인시절부터 먹성과 주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말을 들었다. 초밥 158접시까지 먹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도 있다. 여기에 술은 두주불사였고 술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KIA 코치들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그의 먹성을 자제시키는 것이었다.

김진우는 "술은 소주 30병 넘게 마셔본적이 있다. 2002년 LG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내가 등판해서 진 날이다. 경기를 마치고 너무 울적해 광주공원 포장마차에서 안주를 시키지 않고 소주 한 박스를 마셨다. 그러나 평소에는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전혀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빠징코도 해봤지만 별로 재미가 없다. 그래서 숙소에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새로운 사랑을 이야기했다. 김진우는 수년 전 이혼을 했고 아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젊은 나이. 새로운 만남을 생각할 수도 있다. 새로운 여자친구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 김진우보다 한 살 연하인 영어 선생님이었다. 야구를 다시 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

김진우는 "지난 2월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나를 다시 야구를 하게 만들었다. 원래 스무살때 알았던 1년 후배였다. 대학을 나와 미국유학을 다녀왔고 지난 2월 다시 만났다. 교사가 목표였는데 내 운동을 뒷바라지를 하겠다며 스스로 취직을 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 20홀드를 올리고 그녀와 결혼할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목표는 20홀드. 선발도 마무리도 아니면 미들맨으로도 기여를 하고 싶다는 바램이었다. 김진우는 "보직은 감독님이 맡겨주시는대로 하겠다. 지금 생각을 말하자면 중간투수로 20홀드 정도를 하고 싶다. 그러나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부상없이 잘 보내는게 목표이다. 부상이 있으면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여전히 김진우를 보는 시각은 불안 불안하다. 옆에서 인터뷰를 듣던 노대권 홍보팀장이 뼈있는 말을 건넸다. "아직도 니가 복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못한다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를 복귀시키는데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제는 니가 잘해야 그 사람들이 편안할 수 있다."

이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김진우는 "잘 알고 있습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몇년후에 FA 자격을 얻어 나 때문에 고생한 오현표 팀장을 힘들게 하겠다"고 농담까지 건넸다. 김진우의 임의탈퇴 신분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까지 훈련과 모범생활을 해야 가능하다. 김진우가 오쿠라가하마 해변의 눈부신 모래처럼 새 야구인생을 펼칠 수 있을 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 하다.

su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