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쓴소리 "선수협,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010. 12. 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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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SK 김성근 감독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갖가지 프로야구 현안과 관련해 선수협회를 향해 쓴소리를 내놨다. 프로야구 현직 감독이 선수협회의 움직임을 놓고 거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무척 부담스런 일이다. 김 감독도 고민이 큰 듯했지만 기로에 서 있는 프로야구 전체 지도를 새로 그리는 데 있어 먼 발치에 서 있는 듯한 선수협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가감 없이 꺼내들었다. 마무리캠프지인 일본 고지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은 지난 15일 밤 스포츠칸과 전화인터뷰에서 최근의 9·10구단 창단 움직임 속에서도 작은 목소리조차 없는 선수협회에 대해 "정작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9·10구단의 열매는 누구의 것인가"

9·10구단 창단에 대한 지지 성명이 릴레이로 이어지는 가운데 정작 선수협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두 팀이 더 생기면 간단히 보더라도 200명이 산다. 그게 또 로테이션이 되면 얼마나 더 많은 선수들이 살아날 수 있는지 새겨야한다"며 "선수협회가 그간 권리 행사는 해왔는데 사명감이나 의무감을 갖고 하는 일이 있는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선수협회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배당금 문제 등에서 소송까지 벌이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 이슈에 대해서는 너무 멀리 서 있다고 했다. "창원시는 구단을 만든다고 하고 광주시는 구장을 세운다고 하는데 선수들은 어떤 생각인가. 선수협회는 가령 어떻게 해서 지지한다든지, 그게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인지 어떤 입장 정도는 드러내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FA제도는 몇몇 사람의 것인가"

김 감독은 유명무실해진 FA(자유계약선수) 제도를 두고 선수협회가 바라만 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해했다. "FA도 그렇다. 몇 사람을 위한 제도가 돼버렸다. 선수협회 입장이라면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가져오는 게 맞다고 본다"며 "가령, FA를 3등급으로 나눠 A급은 보상선수 등을 포함하고 B급은 보상금만 한다면 C급은 아예 제한을 없앤다든가, 뭐 그런 구체적인 방향점을 갖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겨울만 해도 한화에서 FA 선언을 한 이도형·최영필이 FA 시장에서 찬바람만 맞았다. 영입선수 연봉의 최고 450% 또는 연봉의 300%에 보상선수(보호선수 18명 외)를 내줘야하는 현행 FA 제도를 감안하면 이들의 현 상황은 어찌 보면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들은 "FA 선언한 것이 무슨 죄라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속상해했다. 그 목소리는 누가 귀담아 들어야할까. 김 감독은 선수들을 위한 발전방향은 선수협회에서 찾아나서기를 바랐다.

#"12월, 최저연봉 선수를 헤아려라"

김 감독은 지난 11일 감독자회의에서도 논의된 12월 훈련 전면 폐지 문제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김 감독은 "무조건 하자 말자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협회는 선수들이 실제 어떻게 움직이는 지 실태조사부터 해야한다"고 했다. "가령, 연봉 3000만원 이하 선수는 훈련해도 되고, 그 이상은 안된다는 등 실태조사를 통한 기준점을 갖고 오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협회가 몇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최저연봉(2400만원) 받는 선수들을 보자. 영하 10도가 넘는 이 겨울에 그 아이들은 어디서 훈련을 하란 말인가. 월급으로 따지면 200만원이 안된다. 그 돈을 개인훈련하는 데 투자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그런 아이들한테는 길을 열어줘야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2월에 선수들 훈련을 시키지 못하던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의 변화도 예로 들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도 육성군은 또 다르다. 발전적인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얘기가 한국에 맞게 돌아가야한다"고 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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