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여운을 남기는 '두산의 2010년 가을'

2010. 10. 1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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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가을야구의 흥행을 이끌었던 두산의 극장이 막을 내렸다. 비록 공연은 끝났지만 여전히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두산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5-6으로 패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시작된 두산의 2010 포스트시즌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두산은 가을잔치 10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우승 못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만큼 진한 여운이 남아있다.

▲ 타선의 힘

두산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잠실 1~2차전에서 연이틀 결정적인 홈런을 맞고 내줬다. 그러나 두산은 기적적으로 살아나 내리 3경기를 연속해서 따냈다. 4~5차전에서 11득점하며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역대 3번째 2연패 후 3연승 기적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에서 패했지만 2차전에서 4-3 극적인 1점차 승리를 따낸 데 이어 3차전에서 연장 11회말 6-8로 뒤지던 경기를 9-8로 뒤집는 드라마를 썼다. 4차전에서는 2-7로 뒤지던 7회말 2사 후 안타 6개를 집중시키며 대거 5득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두산의 팀 타율은 무려 3할2푼이었고, 경기당 평균 6.3득점의 파괴력을 과시했다.

▲ 불펜의 투혼

두산은 포스트시즌 10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투수가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됐다. 불펜(42⅓이닝)이 선발(41이닝)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기형적인 형태를 띄었다. 하지만 두산 불펜은 기적을 써내려갔다. 정재훈이 4개의 피홈런을 맞고 무너졌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십시일반의 힘으로 뭉쳤다. 고창성은 포스트시즌 10경기 모두 개근하는 투혼을 발휘했고, 임태훈은 승부구로 직구보다 무서운 투혼을 던졌다. 페넌트레이스 때 애물단지였던 레스 왈론드와 이현승은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마당쇠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다. 3승4패8홀드2세이브 그리고 3블론세이브. 10경기에서 두산 불펜이 남긴 기록들이다. 평균자책점은 4.47로 선발진(5.49)보다 좋았다.

▲ 베테랑의 진가

두산의 기적에는 베테랑들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두목곰' 김동주는 10경기에서 40타수 16안타 타율 4할 1홈런 9타점 7볼넷으로 맹활약했다. 득점권에서도 7타수 4안타로 5할7푼1리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안타(81)·타점(40)·루타(115) 등 3개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섰다. 페넌트레이스에 벤치를 지켰던 임재철도 그간의 울분을 한 번에 털어버렸다. 10경기에서 27타수 9안타 타율 3할3푼3리 6타점. 특히 7개의 볼넷, 3개의 사구를 얻어 출루율은 무려 5할1푼4리였다. 득점권에서는 2타수 2안타 3볼넷으로 가공할만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1976년생 동갑내기로 팀에서 서열 1위의 두 베테랑이 그 진가를 마음껏 떨친 것이다.

▲ 김경문의 작전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변화무쌍한 전략으로 승부했다. 종전의 고집에 가까운 뚝심을 버리고, 상황에 따라 작전을 바꾸는 유연함을 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특유의 과감한 승부근성은 버리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위기 때 내상을 입은 정재훈을 투입한 것이나 대타 정수빈의 볼카운트 0-3에서 나온 강공 지시에 따른 홈런이 대표적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김 감독은 2점차로 뒤지던 연장 11회말 무사 1·2루에서 고영민에게 번트 대신 강공으로 밀어붙여 동점이 아닌 역전을 노리는 작전을 썼고, 그것이 먹혀들어 극적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7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기용한 무안타의 김현수가 추격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뜨렸다. 물론 모든 작전이 성공한 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이종욱을 일찍 교체해버린 것이나 블로킹이 약한 포수 양의지를 고집한 대목은 옥에 티였다.

▲ 침묵의 아이들

진한 감동만큼이나 짙은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김현수의 부진은 너무나도 뼈아팠다.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26타수 3안타로 타율이 1할1푼5리에 불과했다. 삼진 8개에 병살타 2개를 추가했다. 최악의 타격부진 속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고영민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교체멤버 출장에 만족해야 했다. 16타수 1안타로 타율이 1할도 되지 않는 6푼3리였다. 포수 양의지도 수비에서 결정적인 블로킹 실수를 수차례 저지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페넌트레이스에서 24홈런으로 팀내 최다홈런을 쳤던 이성열도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11타수 1안타로 타율이 9푼1리밖에 되지 않았다. 가열찬 경쟁과 냉혹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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