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한국식 야구 수용했다고? 내가 아는 야구 가르쳐"

최민규.하남직 2010. 9. 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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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최민규.하남직] '일찍 터뜨린 샴페인'은 한국에서 금지어다. 1980년대의 '3저 호황'이 끝난 뒤, 그리고 1990년대 IMF 위기가 찾아왔을 때 한국인들이 들었던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모자란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지난 9월14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뒤 선수단과 샴페인 파티를 열었다. '1등'이 지상 과제인 국내 프로스포츠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 그 이틀 뒤인 16일 경남 김해의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에서 라운딩을 도는 로이스터 감독과 올시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골프는 로이스터 감독의 오래된 취미. 현역 감독이 시즌 중 휴일마다 골프를 치는 광경도 불편해 할 이들이 많다.

로이스터 감독에게 많은 야구인과 팬이 궁금할 만한 질문을 대화 말미에 던졌다. "지난 두 시즌 포스트시즌 실패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우리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므로 (지난 2년은) 실패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선을 다해 이뤄낸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그 자부심은 1등에게만 허락된 건 아닐 것이다. 왜 롯데 선수들이 로이스터 감독을 사랑하는지 답이 보였다.

- 골프는 얼마나 자주 치는가.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는 되도록 라운딩을 한다. 야구로 어지러웠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된다. 내가 가진 유일한 취미가 골프다. 미국 컨트리클럽 두 세 곳의 회원이기도 하다. 미국에 머무르는 비시즌에는 더 자주 골프를 즐긴다."

- 골프 실력은.

"핸디 8이다. 시즌 중에는 조금 실력이 떨어지고, 비시즌 땐 실력이 나아진다. 체력 탓인 것 같다."

- 언제부터 골프를 즐겼나.

"30년 됐다. 미국에서 현역 시절이나 코칭스태프로 일할 때는 경기가 있는 날 아침에도 라운딩을 즐기곤 했다. 가볍게 몸을 푸는 효과가 있다."

- 골프 스윙과 야구 스윙은 달라 타자는 치면 안 된다는 견해도 있는데.

"골프와 야구는 유사한 점이 많다. 선수들이 골프를 배운다면 대환영이다. 타격 훈련의 시작이 토스 배팅 아닌가. 골프 스윙과 궤적이 비슷하다. 이 밖에도 골프 스윙의 포인트와 타격 기술 사이에는 겹치는 부분이 많다. 골프가 타격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건 틀린 생각이다."

- 가족들도 골프를 즐기는가.

"가끔씩 두 딸과 '걷는 재미'로 함께 라운딩을 한다.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골프 외에도 많다. 비시즌마다 디즈니월드를 간다. 크리스마스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파티를 즐긴다. 어머님이 계신 새크라멘토를 함께 방문하는 것도 우리 가족에게 기쁨을 안겨준다."

- 국내 골프장 가운데 마음에 드는 곳은.

"3년 동안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많이 다녀봤다. 아주 아름다운 골프장이 많다. 롯데 스카이힐 제주, 레인보우힐, 우정 힐스, 송도, 곤지암CC 등을 꼽을 수 있다."

- 시즌 전 올해가 가장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어떤 의미를 두나.

"자랑스럽다. 시즌 전엔 전력이 강해진 구단이 많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시즌 중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비도 있었다. 선수들이 위기를 넘기면서 열심히 해 이룬 성과다.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 14일 파티는 어땠나.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들과 함께 했다. 아주 멋진 샴페인 파티였다."

- 팀 내 MVP를 뽑는다면 누구인가.

"이대호다."

-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야구'를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많다. 우리 팀 성적을 보면 최고의 공격적인 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한 명만 꼽으라면 홍성흔이다. 베테랑 선수가 자기 스타일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데 훌륭히 해냈다."

- 새로운 야구가 조직에 녹아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 좌절도 경험했을 텐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처음 시작할 땐 구단 조직 내에서 의심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선수나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잘 따라주고 있다. 다만, 처음엔 코치들이 힘들어 한 건 사실이다.

< b.-감독과 코치와의 역할 분담에서 롯데는 감독 위주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감독과 코치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은.

"아주 좋다."

- 올해 타격은 구단 사상 최고였다. 반면 투수들은 몸쪽 승부에 혼란스러워 하기도 했다. 내년 투수력 전망은 어떤가.

"우리 투수들이 적응을 잘해줬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감도 생겼고 몸쪽 공을 제대로 던지면 결과도 좋다는 사실을 투수 자신이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금는 잘해주고 있다."

- 올해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홍성흔 선수의 변화인 것 같다. 이대호는 매년 꾸준한 모습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홍성흔은 지난해 타격왕에 도전했던 선수였다. 올해는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자기가 어떤 타자가 돼야 팀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변화한 게 인상적이었다."

- 올해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이 있었다면.

"아무 것도 없다. 우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하나 있긴 하다. 한국을 찾았던 가족이 너무 빨리 미국에 돌아갔다."

- 일부 야구인들은 '올해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식 야구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평을 한다. 이에 동의하나.

"전혀 아니다. 나는 내가 아는 야구를 3년동안 계속 가르치고 운영했다."

- 미국에 돌아가면 한국 야구를 어떻게 소개하나.

"문화 차이 때문인지 야구가 조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한국 선수들은 타구단 선수와도 선·후배 관계를 맺고, 윗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경기에 접근하는 방식이 미국과 다른 점이 있다."

- 올해 5월엔 "한국에서 총 5년을 뛰고 싶다"고 했다. 최근엔 "(내년부터) 3년 더 있고 싶다"고 했다. 1년이 늘어난 이유는.

"2년, 3년을 떠나서 오랫동안 한국에서 감독 생활을 하고 싶다."

- 지난 두 시즌 포스트시즌 실패 이유를 들어 달라. 그리고 올해 전망이 밝다면 어떤 이유인가.

"우리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실패란 없었던 것이다."

남해= 최민규·하남직 기자 [didofid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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