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 내년에도 다시 한 번?

윤시내 2010. 9. 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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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세영 기자 = 지난달 24일과 25일 서울과 부산 지역의 모 일간지 1면 하단에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58· 롯데 자이언츠)의 연임을 지지하는 광고가 실렸다. 롯데 팬 2900여 명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1000여만 원을 모았고, 'Why not Royster?'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거인의 심장을 다시 뜨겁게 해주신 당신, 이제는 우리가 당신의 심장을 뜨겁게 해드리겠습니다'라며 로이스터 감독의 연임을 지지했다.

광고 게재 사실을 전해들은 로이스터 감독은 이정홍 구단 통역에게 부탁해 인터넷 팬카페를 찾아 팬들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한글로 남겼다. 로이스터 감독은 "신문을 통해 여러분들이 마련한 광고를 처음 보았는데 눈물이 났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롯데 팬 여러분들이 나를 많이 지지해줬다. 여러분들과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들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여러분들과의 좋은 관계가 계속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프로야구 구단 감독과 재계약을 해야 한다며 광고비 모금운동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 구단 롯데와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2008년 롯데를 맡아 2년 연속 팀을 4강 진출로 이끌었다. 2001년부터 줄곧 하위권 팀이었던 롯데는 2008년에 3위에 올라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4위에 올라 2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2년 동안 팀을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로이스터 감독은 2009시즌을 마치고 롯데와 1년간 6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했다. 계약이 종료되는 올해, 로이스터 감독은 다시 한 번 역량을 발휘했고, 롯데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팬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감독

롯데 팬들이 로이스터 감독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성적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최하위, 2005년 그나마 5위까지 올랐지만 2006년과 2007년 다시 7위로 부진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기 전 롯데였다. 하지만 그가 부임하고 난 뒤 화끈한 공격야구를 앞세워 롯데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일 현재 4위에 올라 있는 롯데가 올해에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되면 구단 사상 처음 3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하게 된다. 무엇보다 올해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만년 꼴찌 팀의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최약체로 꼽힌 롯데를 강 팀의 반열에 올려놓은 로이스터 감독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 팬들이 로이스터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시즌 전체를 보고, 경기마다 승패에 집착하기보다는 큰 흐름을 본다'는 것이다. 특히, 그의 선수보호는 철저하다. 카림 가르시아나 이대호 등, 주축 타자들은 물론, 장원준, 조정훈 등, 투수들에게 작은 부상이 찾아오면 과감하게 경기에서 제외한다. 당장 눈앞에의 성적을 위해 선수들을 혹사시키거나 하지 않는다. 그동안 국내 야구에서는 다친 선수가 나오면 아파도 참고 뛰게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선수단도 높은 지지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선수들로부터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럴만한 것이 한 번 신뢰를 보낸 선수에는 끝까지 그 믿음을 가져간다. 선수들에게 길을 제시하지만 그 길을 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선수들이 길을 스스로 찾도록 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준다. 바로 로이스터식 자율야구다.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이후 손아섭, 김주찬, 전준우 등은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마운드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의 신임 속에 발탁된 이재곤과 김수완이 활약하고 있다. 로이스터식 자율야구가 롯데 구단에 스며들면서 이전까지 롯데 구단을 지배하고 있었던 '패배 의식'은 'No Fear(걱정할 필요 없다)'로 바뀌었다. 최근 로이스터의 야구 스타일이 조금 바뀌었다.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롯데는 전형적인 대포군단이었다. 아기자기한 플레이보다는 '한 방'으로 승리를 거머쥔 적이 많았다. 그런 로이스터 감독이 다양한 작전야구를 선언했다. 홍성흔 등, 주전들의 부상 때문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다.

◇로이스터, 재계약 가능성은 반반

롯데 구단 고위 관계자는 팬들의 재계약 성화에 난감한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아직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시즌이 막판이고, 4위 자리를 놓고 우리와 KIA의 플레이오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되거나 포스트시즌을 마쳐야만 윤곽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감독 연임을 놓고 팬들이 신문에 지지 광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라며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알았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KIA와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롯데가 이번 4강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고, 3연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면 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은 그 어느 해보다 높다. 장병수 롯데 사장도 "로이스터의 재계약은 올해 성적에 달렸다"고 그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008년 1월9일 롯데 감독 취임기자회견에서 로이스터 감독은 "7위를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3년 동안 자신의 공언대로 약체 롯데를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롯데 팬들은 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niners@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93호(9월13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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