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1 인터뷰] 로이스터 "훈련량 적은건 장점 키우는데 집중하기 때문"

2010. 8. 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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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국 가서 지도자 한다면 데려가고 싶은 선수는? (삼성 박석민)A: 단연 류현진…지금 당장이라도 ML서 통할 것

Q: 처음 왔을 때 한국야구와 지금 어떻게 달라졌나 (두산 김경문 감독)A: 상대 실수로 승패 갈리다 이젠 모두가 공격 야구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열악한 운동장과 라커룸이 선수들의 실력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한국야구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직구장 감독실에서 진행된 10대1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로이스터 감독. <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한국의 열악한 운동장 환경이 선수기량발전의 걸림돌

 -불고기, 비빔밥을 좋아한다

 '10대1 인터뷰'가 SK 김성근 감독에이어 두번째 감독을 찾아갔다. 롯데의 첫 3년연속 4강행을 이끌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 2008년에 약체였던 롯데를 맡아 작년까지 2년 연속 4강에 진출시켰고, 올해 또한 초반 부진을 떨치고 가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No Fear(두려움없이)'를 외치며 한국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로이스터 감독에게 역시 8개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유머를 잘 구사하는 로이스터 감독이지만 동료 감독과 선수들의 질문에는 진지하게 답변을 했다.

 ―부임 첫 해 팀을 보면서 가장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으며 또 어떤 부분을 강점으로 봤나요.(LG 서용빈 타격 코치)

 ▶소극적인 야구가 제일 답답했다. 본인이 가진 능력과 기술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야수들은 이대호에게, 투수들은 손민한에게 너무 많이 의존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간단히 각 개인의 장점을 설명해줬고 그 장점을 키우기 위해 훈련했다. 결과는 더 강해진 팀이 되었고 두려움도 없어졌다.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갖는 팀이 되었다.

 ―롯데 선수들의 훈련량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는데 훈련을 적게 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고, 한국 선수들의 기존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넥센 강정호)

 ▶본인이 갖고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훈련을 해야한다. 연습량은 줄어들 수 있다. 이대호의 경우 주루플레이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한다면 아마도 큰 발전은 없을 것이다. 감독으로서는 그 선수의 장점의 살려 운영해야할 책임이 있다. 예를 들면 메이저리그 매니 라미레스 같은 선수는 수비 연습도 하지만 최고의 타자가 되기 위해 타격훈련을 많이 했다. 팀의 26명이 모두 같은 연습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한국 야구와 3년이 지난 지금의 한국야구의 느낌이 어떻게 달라졌나 궁금하네요.(두산 김경문 감독)

 ▶첫 해에는 낯선 야구라 생각했습니다. 상대 실수(거의 수비)로 승패가 갈렸고 그때는 상위 2팀 (SK, 두산)이 아주 공격적인 야구를 했지만 나머지 팀은 그렇지 않았죠. 지금은 공격적인 팀이 8개 구단으로 늘었습니다. 이기는 방법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임 첫 해부터 김경문 감독님의 경기 운영 능력, 선수 관리, 국제야구(올림픽) 경기 운영 능력 등 다양한 점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 감독님과의 대결을 즐깁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분이라 나도 집중하게 됩니다.

 ―한국의 야구장이 미국에 비하면 시설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혹시 처음 한국 오셨을 때 대구구장이나 광주구장을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삼성 강봉규)

 ▶처음 한국에 와서 야구장을 봤을 때 마이너리그 루키 수준이나 미국의 고등학교 야구장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열악한 야구 환경이 선수들의 실력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운동장과 원정팀 락커룸 시설 개선이 절실하다. 강봉규 선수는 항상 준비되어 있는 선수다. 선발이든 아니든간에 언제든지 팀에 도움이 될 준비가 되어있고 기복없는 꾸준함이 장점이다.

 ―감독님은 두려움 없는 야구를 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가장 두려움이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를 뽑아주십시오. 그리고 저는 어떤지.(넥센 강정호)

 ▶ 우리 팀에서는 조성환이 제일 두려움이 없다. 그는 수비, 주루플레이, 공격 어떤 부분에서도 중요한 상황이라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면이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점이다. 넥센에도 두려움 없는 선수가 많아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데릭 지터, 더스틴 페드로이아 같은 선수들이 두려움 없는 야구를 보여주고 있고 나의 선수 시절에는 피트 로즈가 최고였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고 그러한 상황을 즐겼다. 경기 승부처에서는 본인이 해결하길 원했다. 안드레이 도슨(Dawson)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정도로 No Fear 정신이 돋보인 선수다. 그러고보니 강정호 선수도 리그 최고의 선수로 보인다.(웃음)

 ―인프라말고 한국 선수들의 습관 중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한가지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넥센 장기영)

 ▶한국선수들의 실력이 점차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본인의 장점을 키우는 연습을 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단점까지 함께 키우긴 보단 강점을 보다 강하게 만들어야 된다.

 ―투수교체 때 방송 중계를 보면 덕아웃에서 감독님이 여러가지 액션을 하면서 말씀을 하시는데. 어떤 내용인가요.(한화 최진행)

 ▶투수 교체전 투수코치, 수석코치와 경기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 투수는 상대 타자에 따라 어떻게 승부할지 상의를 하고 코치에게 의사를 전달한다. 내가 직접 마운드 올라가면 한국말이 안돼 시간이 걸릴까봐 경기 상황이나 작전에 대한 전달은 투수코치가 한다. 최진행 선수는 본인의 파워스윙이 향상돼 올해 아주 중요한 선수로 자리잡은 것이 보기 좋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무엇인가요? 자주 가는 식당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KIA 로페즈)

 ▶ 불고기, 비빔밥, 갈비, 찌개 종류도 맛있게 먹는다. 서울 W호텔 있는 식당에 자주 간다. 로페즈는 한국에 있는 동안 좋은 피칭으로 아주 큰 임팩트를 안겨준 선수다. 너의 분노로 그런 좋은 점을 훼손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3년전 부임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자신만의 야구 철학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감독님의 야구 철학과 충돌해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SK 이만수 수석코치)

 ▶많은 사람들로부터 내가 박수치는 모습에 대해 신기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의 철학과 한국 문화가 다른 게 아닐까 싶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얘기를 해주고 선수를 후원해야 한다. 실수하면 다음에는 잘할거라고 격려를 해야한다. 선수로서 잘할 수 있고 좋은 경기를 기대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수비 실수때 교체를 자주 하는데 나의 철학과는 다르다. 난 이만수 코치가 선수시절에 그렇게 큰 스타인 줄 몰랐다. 한국팬들이 시카고 팬들처럼 이만수 코치를 사랑한다.

 ―로이스터 감독님은 훗날 다시 미국에 가서 지도자를 하시면, 혹시 한국에서 데려가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투수, 타자 한명씩 말씀해주세요.(삼성 박석민)

 ▶메이저리그에 데리고 간다면 현재 최고의 선수 보단 미국에서 성공 확률이 높은 선수를 택하겠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타격, 수비, 주루플레이가 뛰어나야한다. 투수는 단연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금 당장이라도 통할 것이다. 한국 야구선수 중에서 박석민 선수의 플레이를 제일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항상 즐겁게 야구를 하는 모습이 맘에 든다.

 ―한국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한화 류현진)

 ▶ 물론 한국에 평생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웃음) 떠나기 전에 롯데 선수들이 내가 감독 부임하기 전과 비해 확실히 나아진 선수들이 됐으면 한다. 강한 전투력을 가진 선수들이 되면 좋겠고,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야구를 가르치고 싶다. 류현진 선수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좋은 투수라고 느꼈지만 지금까지 누구보다 가장 많이 기량이 발전한 선수다. 그리고 지금이 본인의 전성기라고 불러도 될지 모를 정도로 잠재력이 아직도 너무 많다.

 ―심판들에게 어필할 때 통역을 통해도 의미전달이 100%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이 답답하지 않으신가. 말이 잘 안 통해도 영어만으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두산 왈론드)

 ▶시간이 부족해서 설명 못할 때가 많다. 경기 끝나고 심판실 찾아가 설명하고 싶을 때도 있다. 다른 감독보다 내 관점이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설명이 필요하다. 왈론드는 한국 와서 야구장에서든 바깥 생활이든 모범적인 선수다. 두산은 왈론드, 히메네즈 선수가 잘 어울리는 팀메이트이고 팬들에게도 잘해주는 선수이기에 부럽다.

 ―저도 미국 있을 때 가족과 떨어져있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두산 김선우)

 ▶확실히 한국생활의 고충 중 제일 큰 부분이다. 김선우 선수의 미국생활보단 그래도 내가 편할 것이다. 그래도 인터넷이나 화상채팅이 있어 가족과 매일 통화할 수도 있다. 가끔은 딸의 숙제도 돕고 학교에서 하는 연극 활동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 초청해서 롯데 홈경기를 보여주는게 제일 행복하다. 김선우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도 그 당시의 두려움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대단하다.

 ―선수들의 플레이 중 어떤 플레이가 가장 마음에 들고, 어떤 플레이를 할 때 가장 싫은지 말씀해주세요.(롯데 홍성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맘에 든다. 전투력을 보이는 것. 아주 중요한 순간만 아니라 1~9회 모두 집중하는 플레이가 좋다. 반대로 소극적인 플레이로 인한 두려움에서 나오는 실수가 제일 싫다. 너도 알다시피 두려움 가진 플레이가 나오면 내가 소리 지르지 않나. 마찬가지로 너도 작년 60타점을 치던 선수인데 100타점 이상 올리는 타자로 거듭나지 않았나. 어느 투수를 상대하든 공격적인 스윙을 할 수 있는 타자로 변신한 대단한 선수다.

  ―저를 당장 메이저리그에 가도 잘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신 걸 언론을 통해 본 적 있는데 높게 평가해주시는 부분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평가를 해 주세요.(LG 이택근)

 ▶너의 공격적인 야구 스타일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다. 주루플레이와 타격이 좋다. 미국에서 통하기 위해선 히팅 스타일을 약간 다듬을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어느 정도 보완되면 성공할 확률이 높은 타자다. 이택근 선수는 다치기 전에 한국에서 제일 공격적인 타자였다. 그런 모습을 빨리 되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다시 그 모습을 찾게 되면 타격, 파워, 스피드, 수비 모두 발전해 있을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가실텐데 미국에 가서 도입하고 싶은 한국 야구 스타일이 있나요.(롯데 홍성흔)

 ▶한국 선수들의 헌신적인 플레이와 철저한 훈련, 나이든 사람을 공경하는 문화가 마음에 든다. 야구선수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자체가 아름답다. 미국은 강대국이지만 한국과 같은 예의범절이 보태지면 더 좋을 것 같다.

  <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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