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 스토리] 인기 구단 두산 '특급 귀가작전'
4일 LG-두산전을 앞둔 잠실구장. 박보현 두산 1군 매니저가 경기 전 조성일 홍보팀 차장에게 긴급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보디가드 노릇을 해줄 수 있냐는 농담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어떤 방식으로 야구장을 빠져나갈까 고민하고 있다.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생긴 진풍경이다.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한 두산의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예전에는 야구팬 수십 명이 잠실구장 중앙 출입문에서 선수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지만 올해는 수백 명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은 팬들의 성원이 고맙지만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 야구장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아이디를 쏟아내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하는 것이다. 두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4번 타자 김현수가 총대를 멘다. 김현수에게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면 김동주와 정재훈 등 고참급 선수들은 그 틈을 이용해 서둘러 자가용에 오른다.
또 다른 방법은 열성팬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잠실구장 라커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이 틈을 이용해 이원석과 민병헌, 오재원 등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실내연습장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조 차장은 "야구인기가 확실히 많아진 것 같다. 앞으로 지하로 통하는 길을 만들어야겠다"고 빙그레 웃었다.
잠실=노우래 기자 spor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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