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히어로즈 사태, 슬프다 슬퍼"

하남직 2009. 12. 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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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하남직] "슬프다, 슬퍼. 너무 슬프다."

'남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11년 전의 아픈 기억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파국으로 치달았던 1998년~1999년의 쌍방울. 2009년~2010년의 히어로즈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김성근(67) SK 감독의 마음이 무거운 이유다.

2009년 12월 30일. 김 감독은 평소처럼 인천 문학구장서 자율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봤다. 하지만 시시각각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에 가슴이 떨렸다. 이날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히어로즈 가입금 완납을 선언했다. 트레이드 자율권을 획득한 히어로즈는 LG·두산·삼성과의 트레이드를 진행했고, KBO는 모두 승인해줬다.

"어떻게 11년 전 이랑 변한게 하나도 없나. 올림픽·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미국·일본과 대등하게 맞설 정도로 야구기술은 발달했는데 왜 행정은 제자리인 거야." 팔려가는 히어로즈 선수들. 1998년 쌍방울 사태가 오버랩됐다.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은 1998년부터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했다. 시즌 중이던 7월 31일, 마무리 조규제를 현대에 내주고 현금 3억원과 박정현·가내영을 받았다. 시즌 종료 뒤인 12월 25일에는 투타의 핵 김기태·김현욱을 삼성에 내주고 20억원(+양용모·이계성)을 챙겼다. 쌍방울 사령탑이던 김 감독의 속은 타들어갈 뿐이었다.

김 감독은 "이미 3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는데 KBO가 추가 트레이드를 막는다는 것도 원칙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확실한 기준을 세우지 못하니 이상한 결론이 나곤 한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KBO는 트레이드를 승인한 뒤 '1999 시즌 종료까지 주력 선수의 현금 트레이드 불가'와 '팀 승률 3할 이상'을 대비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해 쌍방울은 승률 2할2푼4리에 그쳤다. 김 감독은 1999년 7월 해임됐고, 시즌 종료 뒤 쌍방울은 야구단을 해체했다. 11년 뒤 KBO는 "2010년 시즌 종료 때까지는 더 이상의 현금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다. 히어로즈가 약속한 바다"라고 밝혔다. 히어로즈의 앞날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하남직 기자[jiks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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