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연봉, 미스테리가 아닌 이유

정철우 2013. 12. 1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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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FA 시장에서 큰 손이 된 것도 아니고 깜짝 놀랄만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올 스토브리그의 중요한 이슈 생산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통 큰 연봉 계약 소식 때문이다. 박병호 강정호 손승락 등 특급 성과를 낸 선수들이 거의 하나 같이 한 두번의 협상만에 도장을 찍었다. 히어로즈 구단은 그들이 더 시간을 끌 이유를 느끼지 못할 만큼 확실한 대우를 약속했다. 세 명의 연봉만 무려 13억5000만원이나 됐다.

보통 구단 내 연봉 빅3선수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도장을 찍는다. 미리 계약할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 좋던 나쁘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거침이 없다.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김병현 같은 경우 무려 4억원이나 삭감했지만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 선수들은 매우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쯤되면 누구나 한 번 쯤 되뇌어봤을 말이 있다. "도대체 돈이 어디서 나오는거야?"

히어로즈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의 지원 없이 운영되는 구단이다. 네이밍 스폰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타 구단에 비해 운영비 조달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단단해 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지난해 FA 이택근 영입(총액 50억원)을 시작으로 김병현 계약, 박병호의 2년 연속 대박 계약 등,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계약을 잇달아 성사 시켰다.

돈이 많아서는 절대 아니다. 히어로즈의 운영비는 여전히 타 구단의 70%를 밑돈다. 그럼에도 부족함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쓸 때는 제대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히어로즈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놓고 '투명성'을 이야기 했다. 구단의 운영비가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쓰이는지 모두가 알 수 있는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저비용 고효율의 이유라는 것이다.

히어로즈는 전지훈련 예산도 다른 구단에 못 미친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훈련 수당이나 숙박 및 식사 수준 등은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여러 구단 스프링캠프지를 방문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히어로즈 밥이 제일 맛있더라"는 것이다.

히어로즈는 모기업의 지원은 없지만 주인은 가장 확실한 구단이다. 이장석 대표는 다른 구단주들과는 달리 구단의 모든 것을 직접 챙긴다. 눈 먼 돈이 구단 어디에선가 샐 가능성이 그만큼 적을 수 밖에 없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초대형 FA 계약이 줄을 이으며 자성의 목소리도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대로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함께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논리로 선수들의 연봉을 틀어 쥐기 전에 어디에선가 관행처럼 빠져나가고 새나가는 헛 돈들은 없었는지 먼저 챙겨봐야 하지 않을까.히어로즈 연봉을 '미스테리'라며 의심해 보기 전에 말이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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