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신승현 휴먼 인터뷰, "그만둔단 말 잘 참았죠"

이명노 2013. 5. 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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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서 이런 호사를 누릴 줄 몰랐어요. 조언해주신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드리죠."

KIA의 사이드암투수 신승현(30)은 '복덩이'다. 선동열 감독은 신승현만 보면 "정말 복덩이가 왔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KIA 이적 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22일까지 6경기서 8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평균자책점은 당연히 0이다.

▶흔한 트레이드 대상 2군선수, '그만둔다' 얘기 꾹 참았다

사실 신승현은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불펜강화가 목적이었던 KIA에겐 송은범이 핵심이었고, 카드를 맞추는 과정에서 신승현이 더해졌다.

하지만 신승현에게 트레이드 얘기는 낯설지 않았다. KIA로 트레이드되기 전, 모팀과 트레이드 얘기가 실제로 오갔고 그때 상대팀 선수들로부터 '소문'을 전해들었다. 이미 한 번 마음의 준비를 해서인지, KIA로 옮기라는 말을 듣고 생각보다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수많은 트레이드 당사자가 그렇듯, 신승현 역시 그저 그런 2군 선수였다. 2000년 고향(전주)팀인 쌍방울에 2차 11라운드 81순위로 지명된 뒤, 쌍방울이 해체되면서 SK의 창단멤버가 됐다.

신승현은 2005년 데뷔 후 처음 두자릿수 승수(12승9패)을 올렸다. 이듬해에도 8승(6패)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하지만 팔꿈치에 탈이 나고 말았다. 2007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 공익근무중이던 2009년엔 수술 부위에 뼛조각이 발견돼 재수술까지 받았다.

지난 2005년 SK에서 선발로 12승(9패)을 올리며 맹활약했던 신승현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우여곡절 소집해제 후 팀에 복귀했지만, 재활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1군엔 자리가 없었다. 신승현은 기나긴 2군 생활을 회상하며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나이라도 어리면 버틸 만도 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다른 선수들 잘하는 모습만 봐도 답답했다. 계속 이렇게 해야 되나 싶었다. 주변에선 '기회가 올테니 놓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해라'는 얘길 했다. 코칭스태프도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그만둘까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아무한테도 '그만두겠다'는 얘길 못 꺼냈다. 그 말을 내뱉고 나면, 그 뒤에 '내가 뭘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 밖으로 나오는 그 말을 꾹 참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신승현은 "그때 섣불리 얘기 안 하고 잘 기다린 것 같다"며 웃었다. 야구인생 2막이 열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김성근 감독의 한 마디, 신승현을 살렸다

사실 신승현이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덴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다.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한 마디의 조언이 신승현을 완전히 다른 투수로 만들었다.

신승현은 트레이드가 된 지난 6일 광주로 내려온 뒤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르는 번호에 전화를 받지 않은 김 감독은 다음날 전화를 다시 걸었고, 이번엔 신승현이 못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연결된 통화. 김 감독은 제자의 트레이드 소식에 "잘 됐다"며 반색했다. 그리고 신승현에게 공을 던질 때 손목을 젖혀서 나오게끔 하라는 당부를 건넸다.

오랫동안 자신의 폼으로 던져오던 선수에게 손의 방향, 그것도 공을 던지는 손목의 방향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닐까. 신승현은 "손날을 덮느냐, 보이게끔 던지느냐는 차이인데 큰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그런 걸 얘기해준 분이 없었다. 코칭스태프는 대개 중심이동이나 팔 높이에 대해서 수정을 가하려 한다. 나도 손목 방향을 바꾸고 너무나 신기했다"고 답했다.

이전까진 공을 놓을 때 손날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놓는 순간 이젠 손바닥이 보일 정도로 던진다. 김 감독의 조언대로 방향을 바꾸고 나니, 거짓말처럼 구속이 올라갔다.

신승현은 "올해 고양원더스랑 경기 때 등판한 적이 있다. 감독님이 그때 보시고 그런 얘길 해주신 것 같다. 고양원더스에서 사이드암투수들을 가르치다 효과를 보셨다고 했다. 최대한 앞으로 끌고 가서 공을 놓게 돼 구속이 3㎞ 정도 더 나오고, 제구도 잡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2군에선 아무리 세게 던져도 145㎞밖에 안 나왔다. 그것도 한 두 번이었다. 하지만 이젠 150㎞에 육박하는 공을 마음껏 뿌릴 수 있게 됐다. 이젠 당당한 '호랑이군단'의 필승조다.

KIA 이적 후 신승현의 투구 모습. 공을 놓으면서 손날이 윗쪽을 향하는 게 김성근 감독의 조언에 따라 바꾼 부분이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5.7

김 감독과 신승현의 인연은 짧다. 김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은 2007년 캠프 때 보고, 그해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짧은 시간을 함께 했다. 하지만 수술과 재활, 그리고 2군에 있을 때에도 김 감독은 항상 신승현을 챙겼다. 면담 때면 항상 "안 아픈 게 최고니까, 아프면 얘기해라. 안 아파도 바로 얘기해라. 1군에서 던지게 할 테니…"라는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신승현은 "감독님과 그라운드에서 함께 한 기억은 별로 없다. 하지만 항상 챙겨주신 기억에 전화를 드렸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KIA에서 누리는 호사(豪奢), 말부터 앞서기 싫다

KIA에 온 뒤 느끼는 감정. 신승현은 "이런 호사(豪奢)를 누릴 줄 몰랐다"고 했다. 수술경력이 있는 신승현을 걱정하는 코칭스태프가 언제나 "괜찮냐?", "아프진 않고?"란 말을 달고 살기 때문이다. '관리'받는 느낌을 그는 '호사'라고 표현했다.

아무래도 잠잠하다 갑자기 잘 던지는 투수를 보면, 오버페이스는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신승현은 "코칭스태프나 트레이닝파트에서 날 볼 때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나도 '아프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그대로 말씀드리고, 말씀하시는 대로 따르니 상태는 좋다"며 미소지었다.

갑작스런 관심 역시 그에겐 '호사'다. '나한테도 이런 게 다시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실감이 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스쳐 지나가면 어쩌지'란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신승현은 "내가 한 팀의 에이스급도 아니고, 예전엔 인터뷰하는 게 싫었다. 지금도 말부터 앞서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러다 잘 못하면 '거봐', '역시'란 말을 들을까봐 말도 조심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잘 나갈 수록, 자만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신승현은 지나치게 겸손했다. 그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전 지금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꾸준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죠."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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